[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가 한 주 만에 흐름을 바꾸며 상승 전환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5주 연속 상승에 대한 경계감으로 잠시 하락했던 지수가 지난주엔 1.43%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한 것에 비해 선전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코스피지수는 2680.35로 주간 거래를 마감하며 27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었다.

지난 주 막판 뉴욕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를 업고 승승장구하던 엔비디아의 발걸음이 잠시 꼬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엔비디아 주가는 8일(이하 현지시간) 하루 동안에만 5.55%나 하락했다. 이를 두고 연초부터 숨가쁘게 오르막길을 달려온데 대한 경계심이 발동한 결과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그간 국내증시에서는 엔비디아 열기를 등에 업은 반도체주의 선전을 필두로 이차전지와 우주방산, 제약 관련 주식이 연이어 강세 흐름을 보여주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의한 저평가 주식들의 상승 기류가 소멸됐고, 새롭게 부상한 엔비디아발(發) 열기도 지난주 후반부터 가라앉을 기미를 드러냈다. 지수의 상승랠리를 이어가려면 무언가 새로운 동력이 나타나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회의가 임박해 있는 만큼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또다시 논의를 벌인다.

그 전에 특히 눈여겨 볼 일이 하나 있다. 연준이 이번 통화정책 관련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로 삼을 수밖에 없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그것이다. 2월 CPI는 미국 노동통계국에 의해 12일(동부시간 오전 8시30분) 발표된다.

2월 CPI는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성장 기조나 노동시장 현황 등 미국의 각종 거시경제 지표가 연준의 기대에 부합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CPI는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월가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국의 2월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1%다. 전달의 각 상승률은 0.3% 3.1%였다. 근원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달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7%로 제시됐다. 이는 전달의 상승률 0.4%와 3.9%보다는 다소 둔화된 수치들에 해당한다.

시장은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근원CPI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 수준 자체가 연준의 관리목표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사실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노동통계국의 발표 수치가 시장의 전망치보다 낮게 나온다면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민한 시기인 까닭에 2월 CPI 발표 이틀 뒤 나올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보다 크게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PPI는 CPI의 선행 지표로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달 FOMC 회의는 기준금리 인하 시작점이 언제일지에 대해 진일보한 시사점을 던져줄지 모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기대를 키우는 것은 새롭게 갱신된 채 공개될 점도표다. 연준의 지난해 12월 점도표에는 올해 안에 0.25%씩 세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포함돼 있었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6월 정책방향 전환에 돌입한 뒤 연말까지 두 차례 더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됐다.

이번 주는 연준이 설정한 블랙아웃 기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통화정책과 관련된 위원들의 공개 발언을 들을 수 없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4.77포인트(0.55%) 하락한 2665.58에 개장한 뒤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5포인트(0.77%) 하락한 2659.8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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