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젊음은 좋은 것~ 하늘을 보면서 살아요~ 부드럽고 진한 전통 초콜릿~ 롯데~ 가나~.”

1990년대를 풍미한 가나초콜릿의 광고방송용 노래 가사의 일부다. 당시 청춘들을 겨냥한 노랫말과 멜로디가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부터 가나초콜릿 광고에는 인기 여배우들이 등장해 회자되기도 했다.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가 1975년 출시한 가나초콜릿은 지난 50여년간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 가나초콜릿 누적 판매금액의 경우 1조3000억원, 개수로 환산하면 66억개에 달한다.

가나초콜릿이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일상적인 간식거리만이 아닌 추억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사진 = 김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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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나초콜릿이 ‘프리미엄’ 변신을 했다고 해 화이트데이 전날인 13일 오전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보았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9일부터 젊은이들의 ‘핫플’로 꼽히는 서울 성수동에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3’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가나초콜릿이 청춘들의 마음을 저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3는 역대 최대인 1·2층 도합 약 500㎡(150평) 규모로 진행된다. 주차 별로 봄·여름·가을·겨울 테마가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내달 7일까지 4주간 운영된다.

“어릴 적부터 가나 초콜릿을 먹은 추억이 있어 방문하게 됐어요.”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3에서 만난 30대 중반 여성 이씨의 말이다. 평일 오전인데도 카페 공간은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북적였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더 많아서, 지난주 일요일만 해도 1500명이 방문했으며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서는 3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것이 초콜릿 하우스 관계자의 전언이다.

[사진 = 김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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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에 들어서니 먼저 가나초콜릿을 형상화한 거대 조형물이 방문객을 반겼다. 실내는 18세기 영국 런던의 사교장이었던 초콜릿 하우스를 테마로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1층은 카페와 포토존, 굿즈 판매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페에서는 가나 갸토 쇼콜라, 퐁당 쇼콜라, 시가 봉봉, 약과 소프트 등 초콜릿으로 만든 각종 디저트들을 판매한다. 커피들은 한국·일본의 유명 바리스타들과 컬래버레이션해 주차 별로 다르게 선보인다.

굿즈 판매존에서는 한정판 굿즈들과 더불어 초콜릿 제조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한다. SNS 방문 인증 이벤트, 3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추첨 이벤트, 초콜릿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도 운영됐다.

2층에는 가나초콜릿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돼 있었다. 역대 가나초콜릿 포장지, 역대 TV 광고, 사진 자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어릴 적 가나초콜릿을 먹은 기억을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추억을 되짚는 방문객도 있었다.

[사진 = 김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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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카카오부터 완제품까지 만드는 ‘빈투바’(Bean to Bar) 과정을 알아보는 공간도 마련됐다. 롯데웰푸드 대전 공장에서 실제 사용되었던 초콜릿 제조 기계도 살펴볼 수 있다. 일부 공간은 사전 예약자들을 위한 쿠킹 클래스로 운영된다.

4주간 운영하는 것으로는 상당히 세심하게 꾸며놓은 공간이었다. 롯데웰푸드가 기간 한정 팝업스토어에 이러한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에서 만난 초콜릿 하우스 관계자는 “일상적인 간식거리를 넘어 프리미엄 디저트로서 포지셔닝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가 유명 카페나 바리스타들과 컬래버레이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롯데웰푸드는 최근 가나초콜릿의 프리미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내 초콜릿 시장이 프리미엄화되고 있는 트렌드에 발맞춘 것이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소매 판매 기준)는 7080억원으로, 이 중 박스 포장 초콜릿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를 기록했다.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초콜릿 수입액 또한 2019년 이래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프리미엄 가나’.[사진 = 롯데웰푸드 제공]
롯데웰푸드의 ‘프리미엄 가나’.[사진 = 롯데웰푸드 제공]

이에 롯데웰푸드는 최근 프리미엄 초콜릿 라인업을 선보였다. 회사는 지난해 말 가나초콜릿의 상위 브랜드 ‘프리미엄 가나’를 론칭하며 ▲판 초콜릿 ‘프리미엄 가나 다크밀크 블렌드’ ▲볼 초콜릿 ‘프리미엄 가나 마카다미아’ ▲생 초콜릿 ‘프리미엄 가나 생쇼콜라’ 등을 내놨다. 판 초콜릿 기준 카카오 함량이 일반 가나 마일드 초콜릿 대비 1.7배 이상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에는 젊은 층은 물론 연령대가 높은 방문객이나 외국인 관광객도 찾아오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앞으로도 하이엔드의 풍미와 퀄리티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웰푸드 가나 초콜릿 하우스는 두 해 전 봄 성수동에서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부산 전포동 카페거리에서 시즌2를 진행한 바 있다. 다음달 중으로 일본 도쿄 하라주쿠 피아자 빌딩에서 ‘2024 가나 초콜릿 하우스 in 도쿄’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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