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주 코스피는 주 후반부 들어 단기 급등세를 연출하며 단숨에 2700선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연내 기준금리 3회 인하를 예고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이후 코스피는 2800 고지를 넘볼 기세를 나타내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주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향도 역할을 했던 반도체주의 상승 행진이 멈칫하면서 장 전반에 숨고르기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엔 뉴욕증시에서도 3대 주요지수 중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이 유일하게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상승폭은 0.16%로 크지 않았다. 분위기 변화의 원인으로는 뉴욕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감 확산이 꼽혔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물론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낙관론 증대 속에 연준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을 들어 여전히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대형기술주들의 선전을 업고 올해 연말이면 대형주들로 구성된 S&P지수가 6000까지 올라갈 것이라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가 조만간 2800 고지 점령에 성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이유들은 뉴욕증시 긍정론의 논거들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새로운 동인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점과 ‘반도체 쏠림’이 심화돼 있다는 점 등이 신중론의 바탕이다.

분위기 변화는 이번에도 외국인들에 의해 주도될 것을 보인다. 지난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3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연준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당일인 지난 21일엔 하루에만 1조8872억원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개인이 기록한 4조1137억원의 순매도를 도맡아 처리하며 주가를 떠받쳐준 셈이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연준 통화정책 기조 등을 근거로 들어 “외국인이 한국을 다시 살 만한(Buy Korea)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대형주와 민감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당분간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까운 미래에 코스피에 영향을 미칠 이렇다 할 변수는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다. 굳이 하나를 말하자면 미 상무부가 오는 29일 밤 늦게(현지시간 오전 8시30분) 발표할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꼽을 수 있다. 이 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운용해나가는데 있어서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큰 가치를 두고 참고하는 물가관련 지표다.

다음달 10일 밤 늦게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3월 CPI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지표다. 이들 지수가 시장의 기대 범위를 크게 벗어난다면 차분해진 연준의 내부 분위기에도 다시 한 번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 물가가 '울퉁불퉁한(Bumpy)' 모습을 보일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이번 주에도 몇몇 연준 관계자들은 공개 발언을 통해 시장의 이목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공개 발언에 나설 이들은 리사 쿡,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제롬 파월 의장이다. 쿡 이사는 25일 밤 11시30분, 월러 이사는 28일 오전 7시, 파월 의장은 30일 새벽 3시30분에 각각의 행사에서 강연과 연설, 토론에 나선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을 주제로 열리는 토론에 참석한다.

한편 2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8.03포인트(0.29%) 상승한 2756.59로 출발한 뒤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더니 결국 전장 대비 10.99포인트(0.40%) 하락한 2737.57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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