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단란한 외식시간. 엄마는 열심히 숯불에 고기를 구워 아이들의 입 속에 넣어준다. 그런데 8살 난 아들이 “난 이렇게 탄 부분이 좋다”며 바짝 구워진 고기의 끝 부분을 먹으려는 것이 아닌가. 엄마는 화들짝 놀라며 아들에게서 재빨리 고기를 빼앗는다. 그리고 연하게 익혀진 고기 한 점을 상추에 싸서 내밀며 이런 말을 했다.

“탄 것은 몸에 안 좋아. 암이 생길수도 있대.”

‘고기의 탄 부분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건강상식이 되었다. 그래서 고기를 익혀먹더라도 그을음이 생길정도로 바짝 익은 것은 해당부위를 잘라 내거나, 아예 먹지 않는 습관이 생겨났다. 물론, 그 와중에도 ‘마니아’들은 “그런 거 신경쓰다보면 먹을 게 없어!”라며 꿋꿋하게 타기 직전의 고기를 입에 밀어 넣고는 한다.

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어 볼 만한 사안이 있다. ‘고기의 탄 부위, 혹은 타기 직전의 부위만 몸에 좋지 않을까’하는 게 그것이다. 그저 조금 많이 구워졌을 뿐인데, 그게 그리도 몸에 해로울까? 그렇다면 나머지 부위는 ‘정말’ 안전하다고 봐도 좋은 것일까?

에 대한 답은 여러 임상 결과에서 보고된 바 있다.

본의 저명한 암학자인 스기무라 박사는 단백질을 굽는 과정에서 아미노산들이 발암물질로 변화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가 일본인들의 위암 발생의 가장 큰 요인으로 소금에 절인 음식과 고기를 구워 먹는 식습관을 꼽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고기(단백질)를 굽는 동안 발암물질들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지만 육류에서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비타민B12를 비롯, 엽산, 철분 등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육류를 익히지 않고 먹어야 한다는 뜻인 걸까?

 


울의대 노화고령사회 연구소장 박상철 박사는 <웰에이징>에서 자신의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선한 육류 자체에서는 발암능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얘기는 곧 고기를 ‘어떻게’조리하느냐에 따라 발암물질의 생성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육류 속 단백질이 발암물질로 변하는 것은 가열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 박상철 박사 연구팀의 실험결과였다. 따라서 직화로 육류를 익히는 숯불구이에서 발암물질 생성도가 가장 심했으며, 그 다음으로 돌판구이, 철판구이 순으로 이어지다가 불이 직접 닿지 않는 전자렌지, 찜 조리법에서 발암물질 돌연변이 정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라서 고기의 탄 부위뿐만 아니라 불에 지글지글 굽는 조리법 자체가 암 발생확률을 높인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과거에는 찌거나 삶아먹는 육류 조리법이 더 많이 사용되었고, 현대에 들어 직화구이를 선호하게 된 것이 위암 발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렇다면 보다 건강하게 육류를 섭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런 육식의 단점을 해소하는 비결이 우리나라 전통 식생활법에 그대로 녹아있다고 말한다. 직화구이류를 먹을 때는 반드시 채소를 곁들여 먹으라는 것이다. 육류 속에 들어있는 발암성 물질들을 상추, 배추는 물론 깻잎이나 쑥갓 등 쌈 채소류에 들어있는 돌연변이 억제 물질들이 저하시켜주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숯불구이 같은 직화구이류의 섭취를 낮추고 가정에서 수육이나 찜 요리를 활성화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윤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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