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희비가 교차하는 내용의 지난해 성적표를 발표했다. 2018년 전체를 놓고 보면 사상 최고기록을 달성한 성적표임이 분명하지만 4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성적표는 매출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이었다. 이는 우리 기업 역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전에 없던 대기록이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은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의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59조원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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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의 부진한 실적은 기대를 모았던 지난해 영업이익 60조 달성에 대한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더라도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에서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었다. 증권업계의 전망치 평균은 13조3800억원이었다.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은 진작부터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이전 분기보다 못하리라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다만, 감소 폭이 이 정도로 클 것이란 예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1~3분기 영업이익은 차례로 15조6400억원, 14조8700억원, 17조5700억원이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11조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4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세계적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었다. 문제는 그 같은 원인이 당분간 유효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작년 수준은 물론 그보다 부진했던 재작년 수준(53조6500억원)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체적 흐름상으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 2분기에 다소 부진한 상태를 이어가다 3분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증권업계가 제시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1, 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58조4300억원과 11조6400억원, 57조8800억원과 11조3800억원이다. 이후 3,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0조, 12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242조3200억원, 49조6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 ‘상저하고’ 곡선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엔 3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업계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 잠정실적을 공시하면서 첨부한 설명자료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하반기에 성수기 영향과 신규 CPU 확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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