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도 수출 부진 현상이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신호가 나왔다. 4월 1~10일 기간 동안의 수출액 속보치가 그것이다.

11일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속보치)은 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8.9% 증가한 수치다.

전체 액수만 보면 긍정적 결과를 얻은 듯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17억7000만 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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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일 속보치는 조사 대상 기간이 짧은 탓에 전체를 수출 증감 추세의 판단 자료로 쓰는데 한계가 있다. 조업일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게 그 배경이다. 따라서 단기 수출 관련 자료에서 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일평균 수출액이다.

이달 1~10일의 조업일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1일 더 많은 8.5일이었다. 결국 이날 발표된 관세청 자료는 4월 수출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달까지 내리 4개월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왔다.

최근의 수출 부진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하락 등의 악재를 만난 것과 깊이 연관돼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긍정적 요인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장기 부진에 시달렸던 선박 수출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희망적 요인들이다. 실제로 수출 감소폭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 감소폭이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달 1~10일 수출실적을 품목별로 살펴 보면 석유제품(22.8%)과 선박(72.8%), 무선통신 기기(64.3%), 승용자동차(20.1%)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 수출은 19.7%나 감소했다. 액정디바이스 수출 역시 마이너스 39.1%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출 실적은 중국(0.8%)과 미국(19.9%), 유럽연합(20.2%) 등에서 증가한 반면, 홍콩(-35.1%), 싱가포르(-13.3%)에서는 이전보다 부진했다.

해당 기간의 무역수지는 16억 달러 적자로 기록됐다. 1∼10일 전체 수입액은 원유·반도체 등의 수입 증가로 14.9% 늘어난 167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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