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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말 많은 임대차 3법, 출발부터 ‘삐그덕’
[나이스뷰] 말 많은 임대차 3법, 출발부터 ‘삐그덕’
  • 김기영 기자
  • 승인 2020.07.29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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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 안건인 ‘임대차 3법’이 여당의 밀어붙이기 전략에 의해 다음 주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 확실시된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 신고제와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세 가지를 말한다.

이들 3제 중에서도 나머지 둘의 기초가 되는 것이 전월세 신고제다. 전월세 신고제는 28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여당이 숫적 우위를 앞세워 속전속결 식으로 표결을 강행한 데 따른 결과였다. 법안은 곧바로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고, 이변이 없는 한 다음 달 초 국회 본회의까지 무사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이 제도는 속도전을 무색하게 할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 정작 제도를 시행할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월세 신고제가 우선 확립돼야 이를 토대로 나머지 두 제도의 이행이 원활히 이뤄진다.

전월세 신고제 도입에 따라 주택 임대차 계약을 한 양쪽 당사자는 각각 30일 이내에 거래 내역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내역엔 임대인과 임차인, 보증금 및 월 임차료, 계약기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신고 자료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운용의 근거로 활용된다. 그게 정부의 당초 기본구상이다. 보증금이나 월세 등 임대료가 신고를 통해 확인돼야 전월세 임대료 상한선 5%가 특정되고, 계약기간이 확인돼야 계약갱신청구권의 기준 시점도 결정될 수 있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자료 제공 수단인 전월세 신고제가 한동안 실행되기 어렵게 됐다. 이유는 제도 이행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월세 신고제가 실행 단계에 돌입하려면 내년 6월은 돼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신고든 일선 행정관청 방문 신고든 일정한 시스템과 양식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를 완비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야당과 사회 일각의 극심한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한 임대차 3법은 한동안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더구나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제는 본디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제도들이다. 이런 마당에 전월세 신고제까지 삐그덕거린다면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정부는 전월세 신고제 이행이 늦춰지더라도 나머지 두 제도는 조기 시행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권이 추진 중인 전월세 상한제는 기존 계약 임대료의 5% 이내에서 다음 계약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함께 추진 중인 계약갱신 청구권제는 임대계약 기간을 2+2년까지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두 제도의 기반이 될 전월세 신고제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부동산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부동산거래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의결과 개정 법률 공포를 통해 실현된다. 개정 법률안은 주택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내역 신고 의무를 지우고 있다. 계약 해지나 변경 시에도 그 내용을 반드시 신고하도록 했다. 부동산 중개인은 신고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다만, 세부 신고 내용의 규정은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아직 구체적 신고 항목은 확정되지 않았다. 추후 그 내용이 확정돼야 정부의 신고 접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행정관청 창구에서 신고 접수를 할 때 사용될 양식이나 인터넷 신고 때 채워 넣어야 할 기재항목 등이 비로소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는 인터넷 신고 외에 세입자가 일선 행정관청에 전입신고를 할 때도 전월세 신고가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전월세 신고 때 계약서를 첨부해 제출하면 확정일자를 자동으로 부여받는다.

전월세 신고제는 서울과 수도권, 세종시 등 민감 지역에서 먼저 실시된 뒤 점차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처음 이 방안을 구상할 때만 해도 민감 지역이거나 임대료 3억원 이상 주택에 한해 제도를 적용키로 했었다. 그러나 이후 그 범위를 넓히기로 방침을 바꿨다. 당장은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는 서울 등에서부터 전월세 신고제가 이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행 대상지역 역시 시행령으로 정한다.

신고제가 정착되면 일반 국민들도 수집된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특정 아파트의 평형 정보와 평형별 임대료 수준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세무 또는 통계 당국이 이들 자료를 과세 및 국가통계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월세 신고제에 내포된 긍정적 측면이다.

전월세 신고제가 실행에 들어가면 불이행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 의무 불이행 땐 5만원, 허위신고가 적발된 때는 100만원 이하를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제도 정착 상황을 보아가며 필요시 과태료 부담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