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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전월세 전환율 4%→2.5%…지켜질 수 있을까
[나이스뷰] 전월세 전환율 4%→2.5%…지켜질 수 있을까
  • 김기영 기자
  • 승인 2020.08.19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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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월세 전환율 조정에 나선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대신 반전세나 월세 매물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의하면 이달 1~14일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계약 2252건 중 12.3%가 반전세 계약이었다. 이 비율은 전월까지도 9%대에 머물러 있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할 때 매달 내는 금액을 결정하는데 적용되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전월세 전환율이 4%라면 10억원 짜리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10억의 4%인 4000만원이 1년치 월세가 된다. 이 경우 매달 내는 월세는 333만원이 된다. 이는 보증금이 배제된 가상의 사례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기존 전세를 반전세로 전환할 때도 산법은 같다. 10억 전세를 보증금 5억짜리 반전세로 돌리려 한다면 나머지 5억 부분에 대해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하게 된다. 다시 말해, 보증금 5억을 맡긴 뒤 매달 167만원(1년간 월세 2000만원)을 따로 내게 되는 것이다.

반전세란 보증금 액수가 월세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위에서 예를 든 5억 보증금에 167만원 짜리 월세가 그에 해당한다. 167만원 짜리 월세의 240개월치는 4억원이다.

4%는 현재 법령에 의해 적용되고 있는 전월세 전환율이다. 이 액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이 비율을 2.5%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9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전월세 전환율은 임대차보호법과 동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다. 임대차보호법은 중앙은행 기준금리에 일정 비율을 더해 전월세 전환율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다. 현재 시행령에 규정된 비율은 3.5%다. 지금의 기준금리 0.5%에 이를 더해 산출한 것이 현행 전월세 전환율 4%다.

정부의 이번 방침은 국회 입법 절차 없이 정부 차원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와 법무부 등 관계부처 협의 및 각의를 통해 시행령을 개정함으로써 전월세 전환율을 새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날 홍 부총리가 밝힌 전환율 2.5% 발언은 정부 내 논의가 그 정도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행 기준금리를 감안하면 시행령에 담길 전월세 전환율 가산 비율은 2%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전월세 전환율 인하 방침을 정한 데는 몇가지 자료들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전세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다. 지난 6월을 기준으로 할 때 전세대출 및 주담대 금리는 각각 2%대 초중반 수준이다.

정부의 전월세 전환율 인하 방침엔 전세의 월세 전환 흐름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전환율이 크게 낮아지면 월세로 바꾸려는 집주인들의 의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지금도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가 거부하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수 없다. 다만, 양자가 협의해 월세로 바꾸는 경우 10월 이후부터는 새로운 전환율을 적용해야 한다.

반대로 기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땐 전월세 전환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법규정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월세를 전세로 바꾸려 한다면 시장 전환율을 참고해 양자가 합의해야 한다. 시장 전환율은 전월세 전환율과 함께 한국감정원이 매달 발표하고 있다.

전월세 전환율이 낮아진다 해서 모든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낮아진 전월세 전환율이 시장에서 제대로 지켜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 권장되고 있는 4%룰도 시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월세 전환율 규정이 강제가 아닌 권장 사항인 탓이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전월세 전환율의 급격한 인하가 임대인의 수익을 줄이면 임대 매물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임대 매물 감소는 정책 의지와 무관하게 임차인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임대인에 대해서도 일정한 보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거론되는 대안 중 하나가 간주임대료율 인하다. 간주임대료율이란 임대인이 임차인으로부터 받는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 보증금 등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때 기준으로 삼는 비율이다.

더구나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는 보증금을 통한 수익 창출이 용이하지 않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해 간주임대료율을 낮추어야 임대인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