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따로 떼어내는데 성공했지만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현재로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의 LG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전지사업부 분할안을 통과시켰다. 주총 결정에 따라 오는 12월 1일부로 배터리 부문이 분리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새롭게 출범한다.

지난달 30일 열린 LG화학 주총.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열린 LG화학 주총. [사진 = 연합뉴스]

주총 직후 LG화학은 주주들에게 “배터리 분할 승인에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시에 “분할 과정에서 일부 우려가 있었던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메시지에서 보듯 배터리 부문 독립을 골자로 하는 LG화학의 물적분할은 추진 과정에서부터 적지 않은 저항을 겪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주총을 앞두고 나온 국민연금공단의 반대 의사 표시였다. 공단 나름의 판단이 있었겠지만 그 같은 결정엔 소액주주들의 반대 의사가 일정 정도 작용했을 수 있다.

개인들의 의사를 직접 대변해준 사례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의 반대 입장 표명이었다. 금소원은 앞서 연금공단에 보낸 공문을 통해 LG화학의 물적분할안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용진 공단 이사장 앞으로 보낸 공문에는 물적분할이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연금공단은 반대 방침을 정했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낸 바 있다.

저항을 무릅쓰고 분할안건은 통과됐지만, 그로 인한 후폭풍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곳이 금융소비자원이다. 금소원은 LG화학 의총 직후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을 “약탈적 경영행위”라 비난하며 LG그룹 전 계열사를 상대로 한 무기한 불매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불매운동 방법으로 1인 시위와 현수막 설치 등을 거론했다. 이밖에 온라인 불매운동도 병행한다고 덧붙였다. 금소원은 온·오프라인을 활용하는 제반 불매운동의 구체적 방식을 오는 10일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소원은 민간 비영리 소비자단체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단체다. 비이념·비정치를 지향하면서 금융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의 권리 보장 및 피해 방지를 추구한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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