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조근우 기자] ESG는 요즘 산업계의 가장 핫한 트렌드 중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 ESG를 잘 하는 기업은 ‘트렌디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ESG는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는 MZ세대를 사로잡을 기업들의 필수 경영전략이기도 하다. MZ세대는 소비를 통해 이전 세대보다 자신만의 가치관과 취향을 확실히 드러내려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ESG는 기업 운영상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기업이 얼마나 환경을 고려하면서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사업을 하는지 평가하는 개념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는 이 시대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문제의 핵심을 이루는 것 중 하나가 플라스틱이다. 그로 인해 기업들은 앞다퉈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노브랜드버거 매장 일회용품 배치, 친환경을 위한 의도된 넛지?

지난 주말 노브랜드버거 매장을 방문했다. 그곳에선 음료의 플라스틱 뚜껑 이용 여부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장을 둘러보니 플라스틱 뚜껑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진 = 조근우 기자]
[사진 = 조근우 기자]

문득 노브랜드버거의 정책이 넛지(Nudge) 효과 때문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이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감소를 의도한 것이라면 상당히 성공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넛지란 사람의 행동과 관련해 선택지를 변경하면 다른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리처드 탈러는 이 이론으로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버거는 젊은 세대들의 트렌드에 맞춰진 매장”이라며 “일회용품의 배치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이 맞다”고 말했다. 그 같은 의도를 기반으로 서브웨이도 플라스틱 뚜껑 이용을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Better Together: 가치있는 같이’ 프로젝트

스타벅스는 2025년까지 일회용컵 전면 사용 중단 등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중장기 전략인 ‘Better Together: 가치있는 같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대신해 리유저블(Reusable)컵을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리유저블컵 시범 매장에서는 일회용컵 대신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있는 리유저블컵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사용하고 난 컵은 리유저블컵 운영 매장의 무인 기기 등을 통해 반납할 수 있다. 이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또 스타벅스는 2018년부터 전국 매장에 종이빨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조근우 기자]
[사진 = 조근우 기자]

스타벅스 관계자는 “리유저블컵 사용을 통해 2025년까지 탄소를 30%를 감축하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될 경우 스타벅스에서 소모품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뛰는 용진이형 위에 나는 직원들

노브랜드버거와 스타벅스는 모두 ‘용진이형’이라고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그늘에 있다. 정 부회장은 특유의 거침없고 트렌디한 발언으로 유명하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66만5000명으로 유명 연예인들만큼이나 많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정용진 부회장이 노브랜드버거 매장의 일회용품 배치나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 아이디어를 일일이 제시했는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점은 이들 매장이 시대 흐름을 먼저 읽고 그 흐름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뛰는 용진이형 위에 나는 직원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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