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증시가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중반만 해도 30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는 10월부터 확연한 하락세를 보이더니 최근 들어서는 상당 기간 2600대(종가 기준)에 머물고 있다.

3000선 회복은 올해 하반기에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공급망 차질에 더해 원자재난과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및 중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대체적 원인들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말 코스피지수가 또 한 번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을 거론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하반기만 놓고 볼 때 코스피가 상고하저 양상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대신은 우선 올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580~2870으로 제시하면서 3분기엔 기술적 반등 양상을, 4분기엔 하락 반전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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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은 2일 공개한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3분기 코스피는 2600선 지지력을 바탕으로 안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기간 중엔 악재를 대부분 선반영한 상황에서 단기 가격 매력이 부각됨으로써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4분기에 들어서면 2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4분기부터의 2차 하락 추세를 경계한다”면서 “글로벌 매크로(전체적) 환경이 지속해서 약화되고 있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공포심리에 시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3분기엔 수출주와 성장주에, 4분기 지수 하락국면에선 배당주와 방어주 위주로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4분기 투자전략과 관련, 보고서는 경기침체 가시화가 예상되므로 철저히 방어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3분기에 관심을 둘 만한 종목으로는 네이버와 엘앤에프, SK하이닉스, 기아, LG이노텍을 거론했다.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 등에 비해 저평가된 인터넷이나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의 영역에 눈길을 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어 방어적 투자가 필요한 4분기에는 배당주와 방어주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KT와 제일기획, 롯데칠성, CJ제일제당 등을 지목했다.

대신증권은 또 2023년 상반기를 지나면서는 추세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같은 전망의 근거는 △2022년 상반기 경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유입 △완화적 방향으로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등이었다. 여기에 더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턴어라운드 기대가 유입된다면 추세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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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도 올해 하반기엔 하락한 주가가 일정 수준 되돌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3분기 중반 이후엔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연말 증시하락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등락범위를 2400~2850으로 제시하면서 상반기에 과도하게 반영된 공포심리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과거 사례로 볼 때 지수가 고점 대비 20% 하락한 이후에는 60일 이내에 하락폭의 40~50%를 되돌렸다고 설명하면서 변동성 지표들이 당분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 전제로 금리 및 유가가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의 확대, 중국 봉쇄에 대한 우려의 완화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예정대로 간다면 3분기 중반 이후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외국인 금융자산이 이탈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금 이탈이 연말로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주식 시장의 터닝 포인트로 △획기적인 기술 혁신 △새로운 에너지 원천의 발견 △전쟁 종료 △에너지 가격의 빠른 정상화 △공급망 정상화 △각국 정부의 정책 변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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