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성훈 기자]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제발 1달러라도 사보세요”라고 권유받곤 했던 얼마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코로나19 시기, 가상자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다. 유튜브를 통해 일파만파 퍼진 10년 전 영상에 나온 한 마디로 가상자산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해 알게 될 정도였다. 그 결과, 2020년 1월 800만원 대였던 비트코인의 거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1년 후 8000만원을 넘기기에 이르렀다. 가상자산이란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실물 없이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으로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가상자산 거래 계좌 운영’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가상자산거래소 고객 예치금이 전년보다 수 배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가상자산거래소 고객 예치금은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먼저 케이뱅크의 경우 2020년 말 약 9954억원이던 가상자산 거래소 고객 예치금이 5조976억원으로 폭증했다. 신한은행 등 케이뱅크에 비해 고객 예치금 비중이 적은 은행들도 적게는 170억원에서 약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 말 케이뱅크의 총 예금 수신 중 가상자산 거래소 고객 예치금 비중은 52.8%에 이르렀다.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가장 집중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 말 케이뱅크의 가상자산 거래소 고객 예치금은 5조9768억에서 2조9050억으로 줄어들었다. 총예금 수신이 3조7453억원에서 11조3174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등의 가상자산 거래소 고객 예치금도 적게는 150억원에서 1조17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케이뱅크의 총예금 수신 중 가상자산 거래소 고객 예치금 비중은 19.9%까지 떨어졌다.

고작 1년 만에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줄어든 이유를 보자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던 이유부터 살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던 것은 강세가 예측되는 불(Bull)장일 때 자금이 몰리고 베어장(Bear)일 때 자금이 빠져나가는 주식과 같은 이치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 속에 투자자들의 헤지 수단으로 가상자산이 주목을 받았던 것. 가상자산도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도 가치가 하락하면 손실 최소화를 위해 자금을 빼는 것처럼 가상자산 시장이 주춤하는 베어장이 되자 자금이 빠져나가며 예치금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주춤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가상자산 시장이 주춤하게 된 원인은 물론 여럿 있다. 경기가 침체되기도 했고 가장자산 사업에 뛰어들었던 이들의 비리가 뒤늦게 밝혀진 영향도 있었다. 가상자산을 통해 서로 짜고 치는 돈벌이를 했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폭로되고 뒷돈을 주고 상장했다는 등 각종 비리가 터지면서 가상자산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투자 의사도 크게 떨어진 것이다.

결국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된 것은 경기 침체와 함께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침체가 지속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각종 비리로 잃어버린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