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한국경제가 올해 1.4% 성장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1.4%는 한국은행과 정부가 제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다. 사실상 정부의 목표치라 할 수 있다.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같은 크기로 제시했다.

이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은 확실치 않다. 한국은행이나 정부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3분기 성장이 다소 미흡하게 나온 점이 전망에 대한 조심성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당초 3분기와 4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0.7%만 나와 준다면 1.4% 목표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26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성장률은 그보다 못한 0.6%(속보치, 전기 대비)에 그쳤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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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연간 목표치 달성 여부는 4분기 성장률에 의해 갈리게 됐다. 한은은 3분기 성장률이 0.6%에 그쳤지만 여전히 목표 달성에 필요한 4분기 성장률은 0.7%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전에 3, 4분기 연속 0.7%를 말한 것은 그 정도라야 연간 목표치 달성이 확실히 보장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하반기의 분기별 성장률이 0.6% 수준을 이어갈 경우엔 1.4% 목표 달성을 분명히 장담할 수 없었기에 0.7%를 필요조건으로 제시했었다는 의미다.

즉, 0.6%+0.6%일 경우 연간 목표 달성이 아슬아슬하고, 0.7%+0.7%라면 넉넉히 연 1.4% 성장률 달성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우리 경제가 4분기에 0.7%의 성장률을 기록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반도체 등 IT 경기가 살아나야 목표 달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게 충분조건이 되어주리란 보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긴축 장기화 기류 등으로 촉발된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IT 경기 등을 보면 1.4%에 부합하는 듯 보이는데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돌발 변수가 없다면 성장 목표 달성이 가능하지만 불확실성이 많아 확실히 장담할 수는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1.4%를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2% 안팎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때 밝힌 내용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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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부총리는 연간 성장률이 1.4%에 도달하려면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평균 1.8%는 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세부적으로는 3분기에 1%대 초반, 4분기엔 2% 안팎의 성장이 이뤄져야 1.4%에 부합할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던 것이다. 당시 추 부총리가 밝힌 수치들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말한 것이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성장률(전기 대비 0.6%)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이를 추 부총리의 발언과 연결시켜 해석하자면 3분기 성장률은 정부의 예상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4분기 성장률이다. 추 부총리의 기대대로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 안팎의 성장이 이뤄진다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정부의 전망치에 부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1.4% 성장목표 달성의 성패를 가를 4분기 성장률 기준은 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2% 안팎이라고 볼 수 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0.3%, 이하 전기 대비) 이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된 뒤 1분기 0.3%, 2분기 0.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발표대로 3분기엔 두 개 분기 연속 0.6%의 성장률을 이어갔다.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았을 때 3분기 성장률 달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로 기여도는 0.4%포인트였다. 분기 성장률 0.6% 중 0.4%포인트를 순수출이 감당해냈다는 의미다.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만큼의 플러스 기여도를 보였다. 반면 설비투자 기여도는 -0.2%포인트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설비투자가 부진했던 것과 관련, 한은 신 국장은 “올해 반도체 설비 증설이 마무리되는 바람에 설비투자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다”며 내년엔 증설 계획이 잡혀 있기 때문에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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