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이전의 위상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반도체 월간 수출액 증가율이 곧 플러스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의 월별 수출액은 작년 8월부터 줄곧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런 추세는 지난달까지 15개월째 이어졌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그 폭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여왔다는 점이었다. 올해 1월 -44.5%로 집계됐던 증가율은 점차 개선돼 지난달엔 -3.1%를 나타냈다.

수출액 기준으로 보더라도 흐름이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월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2월 59억7000만 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차츰 규모를 키우더니 지난달엔 8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 120억 달러를 넘나들던 시절에 비하면 아직 미진하지만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 기대를 갖게 한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 [사진 = 연합뉴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 [사진 = 연합뉴스]

당장 기대되는 것은 이달의 월간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하는 일이다. 1~20일 실적이 비교적 좋았던 데다 추세 또한 긍정적인 만큼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은 큰 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반도체 수출은 월말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왔다. 전망대로 간다면 11월 반도체 수출은 모처럼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내게 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초·중순(1~20일) 반도체 수출액(통관 기준)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4%였다. 1~20일 기준 반도체 수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은 작년 9월(+3.5%)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기간의 11월 반도체 수출액은 54억1000만 달러였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11월 무역수지도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월별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가 지난 6월부터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이달에도 흑자가 구현된다면 흑자 행진 기록은 6개월째로 늘어난다.

11월 1~20일 기간 중의 무역수지는 14억16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7억4100만 달러)에 비하면 적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올해 전체 무역수지는 195억27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3억8800만 달러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부산항. [사진 = 연합뉴스]
부산항. [사진 = 연합뉴스]

11월 초·중순 무역수지 적자(14억1600만 달러)는 같은 기간 동안 수출이 337억9000만 달러, 수입이 그보다 많은 352억600만 달러를 기록한데 따라 나타난 결과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조업일수(15.5일)가 전년 동기와 같았던 만큼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도 2.2%로 동일했다. 이로써 월간 수출액도 플러스 증가율을 보일 것이란 기대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월간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로 작년 10월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더니 지난 달에야 처음으로 플러스 증가율(5.1%)을 나타냈다. 13개월 만에 처음 기록한 플러스 증가율이었다.

반도체와 함께 이달 1~20일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승용차(20.1%)와 석유제품(0.4%), 무선통신기기(0.2%), 정밀기기(7.0%), 가전제품(25.6%) 등이었다. 반면 철강제품(-9.5%)과 자동차 부품(-3.6%), 선박(-28.2%), 컴퓨터 주변기기(-12.6%) 등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미국(15.7%), 베트남(1.4%), 일본(10.8%) 대상 수출이 증가했고 중국(-2.4%), 유럽연합(-4.1%)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액은 이달 초·중순 기간 중 352억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6.2% 감소한 수치다. 원유(5.7%)와 반도체(3.1%), 석유제품(21.0%) 등의 수입이 늘어난 대신 가스(-30.2%)와 기계류(-7.5%) 등의 수입은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월별 무역수지 및 수출 추이와 관련, “월말에 수출이 집중되는 흐름을 고려할 때 11월 전체로는 무역수지 흑자전환이 예상되며 수출 증가율도 지금보다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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