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를 아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회의 의사록이 공지됨으로써 드러났다. 이 의사록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정례 FOMC 회의 때 논의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의사록엔 금리 인하 문제에 대한 논의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의사록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가능성과 그로 인해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FOMC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FOMC는 금리 인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의사록 내용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인플레이션 현황에 대한 기술이었다. 의사록은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많은 나라들에서 수요 둔화 및 에너지가격 인상과 함께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사진 = 신화/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사진 = 신화/연합뉴스]

의사록은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에 이르게 하기 위해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인(sufficiently restrictive) 수준에 묶어두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망에 대한 연준의 시각도 의사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록은 일단 11월 FOMC 회의를 위해 위원들에게 제공된 스태프들의 미국 경제전망 자료 내용이 11월의 전망 자료와 비슷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는 4분기 성장세가 3분기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내용이 기술돼 있었다. 반기 기준으로는 하반기 성장 속도가 상반기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제시돼 있었다.

의사록 내용과 관련해 미국 CNBC 방송은 연준이 언제부터 금리를 내릴지에 대해 논의했다는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미국 경제가 4분기에 현저히 둔화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3분기에 4.9%의 높은 성장률(전기 대비 연율)을 나타냈지만 4분기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해 봄 무렵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기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묻혀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전망하는 목소리는 크게 약화됐다.

22일 페드워치 툴에 의하면 연준 기준금리가 현행 5.25~5.50%에서 내려갈 것으로 유력시되는 시점은 내년 5월이다. 5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으로 결정할 확률은 41.2%였다. 당시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00~5.25%로 내려갈 확률은 그보다 높은 45.2%였다.

반면 내년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지금 수준을 유지할 확률(69.7%)은 한 단계 인하될 확률(26.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50~5.75%로 인상될 확률은 3.7%로 집계돼 있었다.

‘금리 인하 가능성 없음’이란 연준의 메시지가 의사록을 통해 시사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들이다.

연준은 다음달 12~13일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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