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주식 투자자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그 전조인 듯 미국의 시장금리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막상 희망이 실현되려 하자 투자자들의 마음에 새로운 근심이 일고 있는 듯 보인다. 조심성 많은 마음에 금리 인하 흐름이 미국의 경기 둔화를 예고할지 모른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바람에 지난주 코스피는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미미했다.

지난주 우리의 10년 국고채 금리와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각각 3.5%대와 4.1%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제유가도 안정세를 보이며 지난 주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70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국제유가 하락이야 경기 둔화를 반영한다고 볼 여지가 크지만 금리 내림세는 통상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금리 하락 조짐조차 경기 둔화와 연결지어서 생각하려는 기류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따라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조기 인하를 시사하더라도 시장이 마냥 호재로만 인식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오는 12~13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현행(5.25~5.50%)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전환(피벗)이 내년 3월쯤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5월보다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전망을 보다 구체화할 단서는 13일 FOMC 회의 종료와 함께 발표될 연준 성명 및 제롬 파월 의장(사진)의 발언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자체가 아니라 언제 피벗이 이뤄질지에 쏠려 있다.

그 이상 중요한 관심사는 미국 경기를 바라보는 연준의 시각이다. 연준은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 미국 경제전망을 주제로 논의를 벌인다. 논의 결과는 회의 종료 직후 공개된다. 공개될 경제전망에는 미국의 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등이 포함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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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되는 자료에는 연준 관계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모아놓은 점도표도 포함된다. 12월 점도표를 보면 연준이 언제쯤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할지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점도표상의 연내 기준금리 중간값이 지금의 5.6% 아래로 내려간다면 미국의 최종금리는 5.25~5.50%로 결말지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테이블 위해 놓일 최신자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12일 공개되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시장이 예상하는 11월 CPI 상승률은 3.0%다. 전달의 3.2%보다 상승률이 더 둔화된다는 기대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연준이 총지수보다 더 중시하는 근원CPI 상승률은 전달과 같은 수준인 4.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4일에는 미국의 소비 지표도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랙 프라이데이가 포함된 미국의 11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1%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1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94포인트(0.28%) 오른 2524.79로 출발한 뒤 2500대 초반에서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7.51포인트(0.30%) 오른 2525.3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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