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규모 채용 및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올해부터 2026년 말까지 3년간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이었다.

27일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빅 블러(Big Blur: 빠른 사회적 변화에 의해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시대 및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와 혁신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동시에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의 실현’이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전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또 이번 고용 및 투자계획 발표가 시장, 주주를 포함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을 함께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단기간에 국내에서 채용 및 투자를 대규모로 단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내용이 비교적 구체적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만 하다.

서울 양재동의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연합뉴스]
서울 양재동의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연합뉴스]

특히 이례적으로 평가되는 것이 ‘3년간 8만명 고용’ 계획 발표다. 현대차는 그간 계열사별로 수시채용을 연중 실시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충원해온 대표적 기업이다. 각 단위 회사들로 하여금 형편에 따라 유연하게 인력운용을 하게 하려는 취지에서였다. 그룹 차원의 일괄 공채가 없어진 탓에 현대차그룹의 사별 수시모집 인원은 부문별로 두자릿수 이하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향후 3년 간 8만명을 채용한다면 매년 현대차그룹이 소화하는 신규 고용 규모는 2만7000명이 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향후 3년간 현대차그룹 채용에서 비롯되는 고용유발 효과를 포함하면 전체 일자리 창출 효과는 19만8000명을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용이 이뤄지는 부문은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확대 및 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셋으로 나뉘어진다.

이중에서도 특히 중점적으로 인력을 보강하려는 부문이 신사업이다. 여기에 새로 채용해 투입하려는 인력만 4만4000명에 이른다. 그룹 전체 채용 인력의 55%에 이르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에는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탄소중립 실현, 서울 삼성동을 무대로 진행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 등이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예정 부지.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연합뉴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예정 부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차는 전동화 사업 강화를 위해 전기차(EV) 라인업 확대, 국내 EV 전용공장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현대차는 2030년까지 EV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연간 전기차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늘리게 된다.

이에 따라 신형 EV 및 EV 전용 부품·모듈 연구개발, 혁신 EV 제조기술 개발, EV 전용공장 건설, EV 생산을 위한 인력 등을 대규모로 채용하기로 했다.

SDV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며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업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충원하는 인원은 2만3000명으로 잡혀 있다. 이들은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밖에 철강, 금융, 물류, 철도·방산, 정보기술(IT) 등의 그룹사도 핵심사업 역량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위해 인력을 보강받는다.

신규 채용 8만명 가운데 신사업(4만4000명)과 사업확대 및 경쟁력 강화(2만3000명)를 제외한 나머지 1만3000명은 고령자 재고용 몫으로 결정됐다. 현대차그룹 8개사의 노·사가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 도입에 합의한 뒤 이를 시행해오고 있는 점을 고려한 몫이다.

따라서 이 부분을 제외한 6만7000명이 향후 3년간 현대차그룹이 외부에서 채용할 실제 인력 규모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3년간 투자할 총액은 68조원이다. 연평균 규모는 약 22조7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액 17조5000원보다 30% 정도 늘어난 액수다.

분야별 투자액은 연구개발(R&D) 22조7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 등이다.

종합정리하자면 투자는 핵심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과 관련 인프라 확충, 전기차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공장 신·증설 등에 집중된다. 현대차는 올해 완공되는 광명 EVO Plant(이보 플랜트)를 필두로 화성, 울산 EV 전용공장을 준공하고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라인 전환도 함께 시행해나가기로 했다. 나아가 모빌리티와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투자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게 현대차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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