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저 근육 좀 봐라!”
“나는 언제나 저렇게 되나.”

능시험도 끝나고 머지않아 겨울방학이 되면 헬스클럽에는 수많은 남성들이 몰려오는 그야말로 시즌이 된다. 그리고 그들은 다가올 여름에 초콜릿 복근을 비롯해 강한 어깨와 가슴 , 그리고 팔 근육을 뽐낼 것을 상상하며 구슬땀 흘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따금 웨이트트레이닝 하는 것이 힘들 때마다 세계의 유명 보디빌더들의 황홀한 몸을 보면서 전의를 다진다. 몇 달 뒤 환골탈태할 자신의 환상적인 몸을 꿈꾸면서 말이다.

그런데 몇 달 동안 아무리 독을 품고 운동을 해도 잡지 속에 나온 세계적인 보디빌더들의 몸매를 따라 가기란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다. 아예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도중하차하기 일쑤다. 비단 그것은 한국남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강한 근육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전 세계 남성들의 로망이다. 특히 요즘에는 초콜릿 식스팩이 하나의 유행이 되면서 근육, 특히 복근 숭배 현상까지 보인다. 한데 보디빌딩에 대한 일반 남성들의 오해가 무척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선 남성들은 자신의 모습에 매우 불만족해 한다. 1972년 미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가한 남성 15%만 자신의 현재 모습에 불만족을 표시했지만 1997년 그 비율은 43%까지 올라갔다. 아마도 현재 그 수치는 더 치솟았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오스트리아, 프랑스, 미국 출신 대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에 나타난 보디빌더 사진 100개 중 자신과 비슷한 몸매와 평균적으로 뛰어난 몸매, 그리고 각자가 좋아하는 몸매와 여성들이 좋아하는 몸매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근육지수로 체중과 체지방 분포, 신장을 근거로 산출한 FFMI(Fat-Free Mass Index)를 이용했다.

30대의 평균 수치는 대략 20 정도이며 18이면 다소 허약, 22면 상당히 건장한 편에 속했다. 설문조사에 앞서 대학생들의 지수를 측정했는데 평균지수가 19~21안에 속했다. 그들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수치는 평균적으로 약 1~2 정도 높았지만 그들이 같은 연령대의 평균으로 알고 있던 수치보다는 낮았다.

들이 이상적인 몸으로 여기는 수치는 놀라웠다. 그들은 수치 3~4 정도를 더 원하고 있는데 이는 무게로 치자면 12~13kg 정도의 근육덩어리를 의미한다. 더욱이 그들은 수치가 3~6정도 더 있어야 여성들 앞에서 몸매 자랑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는 생물학적 평균치를 넘어선 14kg정도의 근육 무게에 해당한다.


같은 연구팀은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근방의 헬스클럽 소속 보디빌더 가운데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83명과 복용하지 않는 74명을 불러 모았다. 각자의 진술에 이어 소변검사를 했다. 그런 다음 위에서 사용한 근육지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신장이나 체지방 수치 정도가 거의 같을 때 호르몬을 복용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평균 10kg 정도 근육무게가 더 나갔다. 호르몬을 복용하지 않을 경우 나올 수 있는 최대 수치는 25FFMI인데 해당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경우 수치 24가 중간 평균치였고 해당 조사에서 나온 최대 수치는 30과 31이었다.

번에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상용되지 않던 때인 1939~1959년 미스터 아메리카 우승자의 지수를 검사했는데 그들의 평균 FFMI지수는 25~26이었다. 이에 비해 요즘 보디빌더 대회 참가자들의 평균 지수는 30~34에 이르렀다. 뤼벡 대학 연구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헬스클럽 이용자 중 약물을 복용한 경우와 아닌 경우 12.5kg의 체중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바로 앞서 실험 대상 대학생들이 선망하던 꿈의 근육을 지닌 보디빌더들의 몸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잡지에서 선망해 마지않는 세계적인 보디빌더들은 약물을 사용해서 만든다는 것이다. 진정한 땀으로 만든 근육이 아니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만든 크고 화려한 근육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순전히 땀으로 일군 작지만 수수한 근육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더군다나 그것이 순전히 노동의 대가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정우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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