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 항쟁 이전에 설립된 한 신문사의 사사(社史)를 읽다가 흥미로운 기록들을 접한 적이 있다. 사사에는 군사독재 정권 시절 자사 신문이 정간(停刊) 당한 일들까지 세세히 정리돼 있었다. 그 당시 신문사들은 며칠씩 간행 정지를 당하곤 했다.정간 이유가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헛웃음이 나올 만큼 어이없는 일로 정간을 당하는 일이 많았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대통령’을 ‘대령’으로, ‘여사’를 ‘여시’로 잘못 표기한 채 신문을 발행했다가 당국으로부터 치도곤을 맞곤 했다. 한자 표기가 일반화돼 있었던 까닭
정부가 상속세제에 대한 손질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임시조직인 조세개혁추진단이 만들어진다. 이 같은 사실은 기획재정부(기재부)가 24일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4개의 임시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국무총리 훈령을 공포·시행한다고 밝힘으로써 확인됐다. 기재부 외에 각각의 관련 부처가 공동참여해 꾸려질 신설 조직은 조세개혁추진단 외에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신성장전략기획 추진단, 국고보조금 부정수급관리단 등이다.이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조세개혁추진단이다. 이곳에서는 우리의 일상과 관련이 깊은 상속세제 및 부동
정부가 대통령 지시에 의해 공공요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가능한 한 올해 상반기가 끝날 때까지는 요금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용산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요 공공요금을 상반기 중엔 최대한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취약계층 지원에 힘쓰며 요금 인상폭과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취지였다.서울시도 화답했다. 그 덕분에 4월로 예정돼 있던 지하철과 버스 요금의 인상이 미뤄지게 됐다.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 추가 지원 등을 거론하며 당근책을 제시하자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개혁 이슈가 탁구공 신세가 돼버린 듯하다. 핑퐁 게임을 하는 주체는 국회와 정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양쪽 다 임무 자체를 상대편에 떠넘기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변죽을 울리듯 원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시늉을 하려 할 뿐 핵심 사안은 상대방의 몫이라는 게 양측의 한결같은 입장이다.국민연금 제도에 손질이 가해져야 한다는 데는 여야를 망라한 국회나 정부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 상태로는 지속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을 양쪽 모두 익히 알고 있어서이다. 결국 큰 방향은 ‘더 내고 덜 받는’ 쪽이어야
고령자 지하철 무임승차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쌓이는 지하철 적자를 견디다 못한 서울시가 승부수를 던지듯 이용요금 대폭 인상을 예고한 것이 논쟁의 불을 지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심하고 나선 탓에 이번엔 모종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서울시는 만약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하철 요금을 버스 요금 인상과 함께 300~400원가량 올릴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 정부를 향해 최후통첩성 고지를 한 셈이다.이와 함께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지하철 요금 인상폭을 축소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간단
미국 중앙은행 연준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0.25%포인트만 올렸다.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오름세(인플레)가 완화된 사실을 8번의 연속 금리인상 와중에 이날 처음 인정했지만 '고지가 바로 저기라면서' 소폭이라도 인상 행진이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지난해 3월 중순까지 0~0.25%였던 미 기준금리는 0.75%포인트의 자이언트 스텝을 연속 4차례나 밟은 ‘광분(狂奔) 끝에 이제 4.50~4.75%에 달하게 되었다. 파월 의장과 연준이 하염없이 오르려고 하는 험준한 미국 인플레 산의 ’고(高)지‘ 목표점은 2%의 저(
윤석열 대통령이 불통의 벽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출발은 요란했으나 용두사미식으로 소통 의지가 흐지부지되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우려의 배경엔 출근길 문답 중단, 대통령 출근 통로와 기자실 간 가벽 설치, 특정 언론사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신년 기자회견 생략, 조선일보와의 신년 단독 인터뷰 등등의 심상찮은 전개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는 특히 실망적인 사건이었다. 소통의 유용한 수단인 인터뷰가 역설적으로 불통의 끝판 격이 되어버렸다. 신년 기자회견을 대체한 것으로 보이는 이 회견은
더불어민주당이 또 포퓰리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난방비 문제가 병인(病因)을 자극해 고질을 다시 도지게 한 것이다. 이는 자신들이 왜 재집권에 실패했으며, 국가 재정상태가 왜 지금처럼 망가져 있는지 아직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좌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포퓰리즘은 민주당이 수권하는데 있어서 최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 국정을 한 번 더 맡겼다가는 나라 곳간이 거덜날 것이란 우려를 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난방비 급등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민주당은 재빠르게 민생 이슈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거기까지는
이달 30일부터는 누구나 웬만한 시설의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없이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20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조정 1단계 시행조치를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이 조치는 장기간의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로감과 유아들의 언어 발달 제약 등 뜻하지 않게 나타난 부작용을 두루 감안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악화일로를 걷는 경제 상황도 이번 결정을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의 일상화는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물론 그 기저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가 우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고,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또 올렸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결정한 금리 인상폭은 0.25%포인트였고, 인상 후 기준금리는 3.50%가 됐다. 경제난 예고 속에 막 새 해를 맞은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일이 한은으로서도 기껍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그렇지 않아도 둔화 기미를 보이는 경기를 더욱 차갑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지표상으로는 아직 견뎌낼 만 하다지만 이미 고금리의 고통을 실감하고 있는 서민과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도 한은으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었을 것이다.그럼
정부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의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크게 높이기로 했다. 과정상의 우여곡절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결정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대부분의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해엔 국내 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가 작년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1%대 중·후반에 머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책의지를 지닌 정부조차 우리의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이 정도 저성장은 우리가 2차 오일쇼크, 환란, 세계 금융위기, 2020년의 코로나19 본격 창
미국의 에너지 거대기업 엑손 모빌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횡재세 무효 소송을 냈다.미 텍사스주에 본부를 둔 엑손이 EU 회원국인 네덜란드 및 독일 자회사를 통해 ‘자신도 감히 기대하지 않던 돈벼락’ 횡재(橫財)에 대한 세금부과가 부당하다고 대든 것이다. 록펠러 스탠다드 오일의 후신인 엑손은 돈벼락을 맞지 않았다는 일차원적인 반발이 아니라 법적 권한도 없는 기관이 과세를 결정했다는 고급 논리를 펴고 있다.엑손이 물어야 할 횡재세는 2023년 한 해 동안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 정도다. 한국 법인세 총액이 60조원이 약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