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디지털세 부과 결정으로 촉발된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갈등이 숨고르기 단계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해서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소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양측이 행동 대 행동으로 맞서며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만은 당분간 피하기로 한 것이다. 행동을 자제하기로 한 시한은 오는 연말로 설정됐다.구체적 행동이란 프랑스가 자국 내에서 영업중인 미국의 IT(정보기술) 공룡기업들에 대해 디지털세를 부과키로 한데 맞서 미국이 프랑스산 제품들을 상대로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EU가 미국에 맞대응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새해부터 개정된 주세법이 적용됨에 따라 국산 캔맥주 가격이 줄줄이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리병과 페트병에 담긴 맥주 가격엔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입 맥주는 세 부담 증가로 가격 경쟁력 저하 요인을 안게 됐다.주세 개편에 따라 올해부터 맥주와 탁주에 대한 주세 부과 기준이 주류 가격에서 주류의 양으로 바뀌는 것이 그 배경이다. 맥주·탁주에 대한 세금 부과 원칙이 종가세제(從價稅制)에서 종량세제(從量稅制)로 바뀌게 되자 국세청은 지난 5일 ‘술, 그리고 세금 바로 알기’ 자료를 내고 주세 개편 내용을 상세히
한진가(家) 내부 분란의 불씨가 결국 밖으로까지 튀어나왔다. 설마설마하며 거론됐던 내분의 실체 일부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조양호 전 회장 사후 그룹의 경영권이 한동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던 관측을 뒷받침한 사건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의해 촉발됐다. 조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 신임 총수에 오른 조원태 회장이 선대 회장의 유훈에 어긋나게 그룹을 자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남동생인 조 회장의 경영 행태를 공개 비판했다. 법무법인이 발표
주 52시간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활발해졌다. 민감한 제도의 확대 시행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논란이 격화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다. 주 52시간제 도입은 우리 고용노동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주 52시간제는 우리가 선진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문제는 제도 도입을 서두르다 보니 촘촘한 준비 과정이 생략됐다는 점이었다. 직원수를 기준으로 한 기업 규모에 따라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시행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도 적용 대상을
정부가 주 52시간제 보완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내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기업에 대해서도 주 52시간제가 확대적용되는 만큼 하루 빨리 문제점을 손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먼저 적용된 이후 많은 문제점을 노출해왔다.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힘으로 밀어붙인 결과 우려했던 대로 대기업들에서도 각종 시행착오가 나타났던 것이다.가장 큰 문제점은 업종별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군사작전하듯 제도를 강행했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계절적 요인에 의해 근무시간과 형태에
어려움에 빠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미국의 고율 관세라는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날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와 부품 등에 대해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게 그 원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들이민 관세 부과의 근거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의 해묵은 조항이다. 이현령 비현령식의 해당 조항에 대한 해석은 그야말로 미국 마음대로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마음대로라고 할 수 있다.외국산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고율 관세 부과 등을 통해 긴
11월 11일은 우리는 물론 중국, 일본 등에서도 특별한 날로 취급된다. 특별 대접의 이유는 이날이 1년 중 네 개의 동일한 숫자가 나란히 쓰이는 유일한 날이라는 점에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언제부터인가 ‘빼빼로 데이’라는 말이 이날을 장악했다. 무슨 연유에서든 특정 과자 브랜드를 차용한 이 이름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날은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통용된다. 1이란 숫자가 벼가 심어진 모습과 닮았다 하여 ‘농업의 날’로 불리는가 하면, 해당 숫자가 우리 전통 음식인 가래떡을 닮았다 해서 ‘가래떡 데이’로 불리기도 한다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하 타다)을 둘러싼 논란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는 제쳐둔 채 애먼 검찰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가타부타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초래된 데는 정부·여당의 의도가 상당 부분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타다’가 기소에 의해 사법처리 위기에 몰린 것이 전적으로 검찰의 책임인 양 정부·여당이 몰아붙이고 있다는 뜻이다.그 결과 마치 검찰이 기소권을 남용해 신산업 활성화를 가로막은 원흉인 듯 여기는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그냥 뭉개고 가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에 연간 6000만대의 생산을 통째로 맡기기로 했다는 사실이 최근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6000만대는 삼성전자가 1년간 생산하는 전체 스마트폰 물량의 2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삼성전자가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한 고육책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세계 정상을 지켜왔지만, 최근 들어 아래로는 중국산 저가 제품에 쫓기고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는 미국 애플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따라서 이번 조치는
차량 호출 서비스 브랜드인 ‘타다’가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재판에 넘겨졌다는 것은 검찰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추이를 살펴보면, 검찰이 유죄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기보다 유죄 여부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더 강하게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불법 시비가 지속되는 사안인데다 일단 고발된 사건인 만큼 검찰로서는 기소 여부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검찰도 ‘타다’ 기소를 두고 꽤 많은 고심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뒤 주
공포라는 말이 요즘처럼 크게 유행한 적이 또 있을까. 근래 들어 매체에서 거론되는 공포는 모두 경제와 관련된 것들이다. ‘R의 공포’, ‘D의 공포’, ‘M의 공포’ 등이 그것이다. 이들 공포는 각각 Recession(경기침체), Deflation(디플레이션), Minus(마이너스)의 이니셜에서 비롯됐다.그러더니 요즘 들어서는 ‘L의 공포’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여기서 L은 Layoff(해고)란 단어의 이니셜이다. 이는 앞의 세 가지 공포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있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추래불사추? 가을 공개채용 시즌이 돌아왔지만 취업준비생들의 느낌으로는 영 취업 시즌 같지 않다는 게 요즘 우리 사회의 분위기다. 8월 말부터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기업들의 취업설명회도 예전에 비해 뜸한 편이었다. 왜 그런 걸까?이는 몇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경기 부진이다. 올해 들어 기업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신입사원 모집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뽑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국내 상장사들이 공개한 1, 2분기 실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2분기